과일장사로 모은 전 재산 400억 고려대에 기부한 노부부 화제
- 이슈(issue)/사회
- 2018. 10. 27. 01:00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에 사는 김영석(91) 할아버지와 양영애(83) 할머니 부부가 평생 힘들게 모은 400억 원대 재산을 고려대에 기부하여 화제입니다.
2018년 10월 25일 고려대는 서울 성북구 안암캠퍼스 본관에서 김영석 씨(91)와 부인 양영애 씨(83)에게 발전기금을 전달받는 기부식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노부부는 시가 200억원 상당 청량리 소재 토지 5필지와 건물 4개동을 학생 교육과 학교 발전을 위해 써 달라며 고려대에 전했습니다. 아울러 추가로 시가 200억원 상당 토지 6필지, 건물 4개동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노부부가 약속한 대로 200억원을 더 기부하게 된다면 이는 고려대 기부금 납부 역사상 개인 기부자로는 최대 금액입니다.
1960년대 초 부부는 종로5가에서 과일을 떼다가 청량리 노점에서 팔았고 부부는 매일 밤 리어카를 끌고 종로5가와 청량리를 오갔다고 합니다. 당시 청량리부터 서대문까지 전차가 다녔지만 부부는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매일 1시간 거리를 걸어다녔고 다행히 과일 가게에는 손님이 넘쳤습니다.
가게 문을 열면 3~4시간만에 과일이 다 팔렸고 장사가 끝난 뒤에는 늦은 밤까지 남의 식당에서 일을 해주고 공짜로 밥을 얻어먹었습니다. 과일 장사를 하던 30년간 부부는 100원도 허투루 쓰는 일 없이 절약을 실천하며 지냈고 지금도 20년 넘은 옷을 입고 있습니다.
그렇게 30년 동안 과일 장사를 하면서 모은 돈을 종잣돈으로 1976년에 은행 대출을 얻어 청량리에 상가건물을 매입하였고 빌린 돈을 갚아나가면서 주변 건물 몇 채를 더 매입했습니다. 원리금을 갚기 위해 여행도 못 갔고 생일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지만, 건물 입주업체들에는 임대료를 가급적 올리지 않아 오랫동안 장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부부는 지금까지 어디에 기부를 해 본 적이 없다. "장사하고 땅 사고 건물 사느라 벌인 빚 갚느라 현금을 쥐고 있을 새가 없었다"고 합니다. 전 재산을 대학에 주자고 이야기한 것은 두 사람 모두 아픈 데가 늘면서부터였다고 합니다.
슬하의 두 아들은 오래전 미국에 이민 갔기에 모은 재산을 물려주기보다 좋은 곳에 쓰고 싶었다고 부부는 전했습니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에서 열린 기부식에 휠체어를 탄 김 씨와 함께 참석한 양 씨는 "나같이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사람이 학교에 기부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기부한 재산이 어려운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힘이 되고 훌륭한 인재를 길러내는 데 소중하게 잘 사용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평생 동안 땀 흘리고 고생해서 모은 재산을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 인재 양성을 위해 기부한 두 분의 마음이 고귀한 것 같습니다.
참으로 존경스러운 분들이십니다. 노부부, 그 아들과 가족의 마음이 정말 넓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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