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실화와 진범 패터슨, 유족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 일부 승소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4월 3일 밤 10시 경 서울 용산 이태원 소재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당시 홍익대에 재학 중이던 조중필씨(당시 22세)가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진 사건입니다.

당시 검찰은 아더 존 패터슨(39)과 함께 있던 한국계 미국인 에드워드 리(39)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고 패터슨에게 증거인멸 및 흉기 소지 혐의를 적용해 구속 기소했습니다.

1심과 2심은 이들에 대해 모두 유죄로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1998년 4월 애드워드 리에 대해 증거 불충분 이유로 사건을 무죄 취지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고,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같은 해 9월 애드워드 리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패터슨은 복역 중 특별사면을 받은 뒤 검찰이 출국정지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미국으로 출국해버리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조씨 유족은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고소했지만 출국으로 사건은 표류했고 검찰은 패터슨이 진범이라는 수사 결과를 낸 뒤 2009년 미국에 패터슨의 인도를 청구해 2011년 살인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2015년 9월 송환된 패터슨은 "범인은 에드워드 리"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1심과 2심은 패터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으며, 대법원도 지난해 1월 상고심에서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 없이 충분히 증명됐다"며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이후 고 조중필 씨의 가족들은 2017년 3월 "수사 지연으로 오랫동안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약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정부에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해 8월 "국가가 조씨 부모에게 각 1억5000만원, 나머지 유족 3명에게는 각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으나 정부는 항소했습니다.

앞서 법원은 지난 2006년 이 부분에 대한 검찰 과실이 인정된다며 유족들에게 3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이는 대법원에서 확정하기도 했습니다.

'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고 조중필 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도 일부 승소했습니다.

지난 2월 13일 서울고등법원은 조 씨의 유족이 국가에 부실수사 책임이 있다며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3억 6천만 원의 위자료를 유족에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항소심 선고 이후 조 씨의 어머니 이복수 씨는 승소는 기쁘지만, 진범이 미국으로 도주한 이후 22년 동안 고통 속에 살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