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카슈끄지 살해사건'의 전말은? 사우디 약물주입 후 토막살해 인정, 시신행방은 묘연...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이자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카슈끄지는 1958년 10월 13일 사우디아라비아 메디나 출신으로 사우디에서 초등, 중등교육을 받고 1982년에는 인디애나주립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1991년부터 1999년까지 아프가니스탄, 알제리, 쿠웨이트, 수단, 중동 각지에서 해외 특파원으로 활동했고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의 영어 신문 [아랍뉴스]의 부편집장으로 근무했습니다.특히 1987년부터 1995년까지 오사마 빈라덴과의 인터뷰를 가진 것으로 유명합니다.


카슈끄지는 2017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출국하여 미국으로 건너간 뒤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를 비판하는 기고문을 써 왔으며, 카슈끄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에게 매우 비판적인 인사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의 예멘 개입도 비판해 왔습니다.


카슈끄지


2018년 10월 2일 카슈끄지는 약혼녀와 재혼하기 위해 전 아내와의 이혼 증빙서류를 떼러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을 방문한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습니다. 약혼녀의 실종신고로 즉각 수사에 들어간 터키 정부에서는 며칠 후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카슈끄지가 심문, 고문, 살해됐으며 시신은 토막내서 유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습니다.


카슈끄지 사건전말


터키 고위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카슈끄지가 총영사관 입장 직후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대기하고 있던 암살조 15명에게 제압당한 뒤 손가락 절단 고문을 당하고 7분 후 참수됐으며 이 과정에서 모하마드 알오아타이비 총영사의 "나를 더이상 어려움에 빠뜨리지말라"는 고함 등 살해와 관련한 녹취를 터키 당국이 가지고 있다고 제보했습니다. 


터키 언론에 기사화되는 유력한 증거들로 인해 국제사회의 문제 제기과 비난이 고조되는 가운데 10월 19일 사우디아라비아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캬슈끄지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됐음을 인정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 검찰은 성명서를 통해 사건 당일 카슈끄지가 총영사관 내부에서 용의자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싸움이 벌어졌고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하였으나 에로도안 터키 대통령은 10월 23일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AKP 의원총회 연설에서 "카슈끄지 살해사건은 철저하게 계획된 살인이었다"고 주장하며 "우발적 몸싸운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실과 검찰의 해명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사우디 왕세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망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람의 시신이 왜 없는 것이냐? 요원들이 시신 처리를 맡겼다는 '터키인 협력자'는 누구냐? 그들이 누구로부터 지시를 받았는가?"라고 물으며, "터키는 답을 구한다"고 사우디를 압박했습니다.



그는 "개인적으로 살만 국왕의 진정성을 의심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중요한 수사는 살인과 아무 관련이 없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팀에 맡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왕세자에게 진상규명 책임을 맡긴 국왕의 결정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이 사건은 정치적 살인"이라면서 "다른 나라에 공범이 있다면 그들 역시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사우디 카슈끄지


카슈끄지 토막살해


카슈끄지 실종 이후 터키 수사 당국은 일관되게 사우디의 관계자의 계획적 살해라는 점을 주장해왔습니다. 사우디 당국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유력한 증거들을 하나씩 꺼내들며 사우디를 궁지로 몰아 살해를 시인하는 지경에 이르게 했습니다. 


유력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일거에 제공해 사우디 왕실을 즉각 국제사회의 심판대에 세우지 않고 하나씩 언론에 유출하며 사우디 왕실을 벼랑끝으로 몰아간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카슈끄지 살해사건


현재 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부친 살만 국왕으로부터 실권을 넘겨받아 사우디를 실질 통치하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강력한 반부패 운동, 여성의 운전, 참정권 허용, 직장에서의 남녀 공동 업무 등 사회개혁에 나서 서구사회로부터 큰 기대와 호감을 샀습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사우디 검찰이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 당일 사우디의 '협상팀'이 터키 이스탄불로 급파된 뒤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카슈끄지와 말싸움 끝에 상당량의 약물을 과다 주입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했다고 발표하며 '약물 주입 뒤 토막살해'라며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을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사우디 검찰


사우디 검찰은 "협상팀을 이끄는 팀장은 카슈끄지가 귀국에 협조하지 않으면 살려 내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을 찾은 당일(10월2일) 즉석에서 죽이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아흐메드 알아시리 전 정보총국 부국장이 협상팀을 구성하고, 총 책임자 역할을 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또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는 "절대적으로" 아무 관련도 없다고 아델 알-주베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사진)이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강조했습니다. 


사우디 왕세자


알-주베이르 장관은 이날 리야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빈 살만 왕세자는 카슈끄지의 살해 사건과는 절대적으로 어떤 연관도 없다"고 말했으며, 그의 기자회견 몇시간 전 사우디 검찰총장은 사우디는 자신들의 권한을 남용해 카슈끄지를 살해한 용의자 5명에 대한 사형을 구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카슈끄지 살해


알-주베이르는 또 사우디는 이러한 사건이 재발되는 일이 없도록 이 사건에 책임 있는 자들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때때로 실수는 일어난다. 권력을 남용하는 일도 때때로 발생한다"며 사우디는 지금 앞으로는 이러한 살해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카슈끄지 아들


이번 카슈끄지 살해사건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랜 동맹관계를 유지하던 미국의 입장도 난처해졌습니다.


사우디 미국


미국과 트럼프가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사우디 왕가를 두둔하는 이유가 뭘까. 떼려야 뗄 수 없는 양국의 독특한 동맹 관계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나라의 동맹을 지탱하는 세 기둥으로는 '무기' '오일' 그리고 '로비'인데 강력한 세 기둥이 사우디가 아무리 잘못하고 흠이 많아도 미국으로 하여금 사우디를 어떻게든 같이 데리고 살아야 할 배우자로 여기게 한다는 것입니다.


사우디 미국


근대 이후 서구 패권이 공고화되며 인류 보편의 가치가 되어버린 언론의 자유와 사상, 양심에 따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최일선에서 추구하고 실행하던 한 언론인의 참혹한 피살 앞에 관계국들은 하나같이 사우디를 규탄하고 나섰지만 국제적 제제나 관계 단절 등 실력행사에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